양어장에서 낚시를 하다 보면, 붕어들이 수면 근처로 떼를 지어 회유하는 것을 종종 목격하곤 합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거나 지속되면 붕어 낚시꾼 입장에서는 '오늘 낚시는 글렀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겁니다.
그렇다면 양어장 유료터에서 붕어들이 이렇게 떼를 지어 떠다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시기적, 계절적 요인
이런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시기는 바로 무더운 여름철입니다.
고온으로 인해 기온 뿐만 아니라 수온 역시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에 붕어들이 표층으로 뜨게 됩니다.
얼핏 생각하면 수중 바닥권의 수온이 상대적으로 더 낮기 때문에 수면 근처로 올라올 필요가 없을 것 같지만, 고온으로 인해 발생하는 기포, 즉 수중 산소의 유실이 그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수중 산소가 부족해진다는 것은 단순히 호흡원이 줄어드는 것 뿐만 아니라 오염이 진행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용존산소량 부족
고수온기에는 수중 산소가 기포를 형성하여 수면 위로 올라와 유실됩니다.
일종의 보일링 현상과 유사한 것으로 이로 인해 수중 용존산소량이 부족하게 되는 것이죠.
게다가 녹조까지 끼게 된다면 상황은 최악입니다.
그래서 호흡하기 곤란해진 붕어들이 직접 호흡을 하기 위해 물에 뜨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고수온기인 한여름 낮에 극단적으로 발생합니다.
더구나 양어장 특성 상 지나치게 축척 된 밑밥, 쓰레기 등으로 수질이 쉽게 오염된 것도 용존산소량이 감소하는 하나의 원인입니다.
공간적 요인
양어장 붕어들이 유난히 이런 현상을 보이는 것은 유료터 중에서 자연지에 가까운 관리형 저수지에 비해 양어장은 규모가 작아 공간이 협소한 것도 하나의 원인입니다.
일단 (붕어들의 입장에서) 좁고, 연안에는 각종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어 수초와 같은 천연 정화 생물이 서식하지 못 하고 붕어들의 은폐 공간이 부족한 것도 붕어들이 가운데서 회유하는 이유입니다.
양식장 붕어들의 군집성
이런 현상의 원인 중에는 붕어 어종에 따른 특성도 있습니다.
특히 중국산 수입 붕어들에게서 이런 현상이 매우 두드러지는 이유는 이 개체들이 군집성이 가장 강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중국산 수입 붕어가 대부분 향붕어로 대체되어 드물지만, 예전에는 이런 군집성 때문에 밑밥을 한 바가지씩 들이붓는 경우도 많아 수질 악화로 인한 심각한 오염을 유발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향붕어는 이러한 군집성을 띠지 않지만, 양식장에서 사료를 먹고 자란 녀석들이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양어장에서 수온이 높을 경우 수면 근처에서 회유하기도 합니다.
떡붕어 역시 표층 회유를 하는데, 떡붕어는 원래부터 중서성(中棲性) 어종이라 수중 가운데서 유영하는 개체들인데, 수온이 올라가면 용존산소량 부족으로 표층에서 유영하기도 합니다.
結語
따라서 한여름 고수온기에는 밤낚시가 아니면 붕어낚시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특히 수초대가 발달할 수 없는 양어장은 더욱 그렇죠.
이런 의미에서 겨울철은 양어장 붕어들에게는 중요한 휴식기일 겁니다.
물론 얼지 않도록 물을 분사하여 물낚시가 가능하도록 하는 양어장들도 있지만, 겨울 시즌 만큼은 자연지 얼음낚시가 아니라면, 사람이나 붕어나 재정비하는 휴식 시즌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