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함께한 붕어낚시 풍경

얼마 전 어느 유료터로 출조했다가 매우 푸근하고 인상적인 광경을 목격했는데, 강아지가 낚시를 하러 온 주인을 따라 와서 함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이 계속 떠올라 그때의 느낌을 에세이 형식으로 한 번 담아 봤습니다.


반려견과의 붕어낚시 풍경


오랜만에 낚시 가방을 챙겨 낚시터로 향했다.
붕어낚시 출조는 언제나 설렘으로 가득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물가에 앉아 찌를 바라보는 시간은 나에게 잃어버린 평화를 되찾아주는 소중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새벽녘에 낚시터에 도착했으나, 이미 몇몇 부지런한 낚시꾼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나는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낚싯대를 펼치고, 떡밥을 개고, 채비를 투척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언제나 마음을 차분하면서도 설레게 만들었다.

잔잔한 수면 위를 멍하니 바라보는 그 순간, 모든 생각은 사라지고 오직 물결의 움직임과 찌의 미세한 떨림에만 집중하게 된다.

이제 본격적인 낚시를 막 시작할 즈음에 내 자리 근처에 한 장년층 어른이 한 분이 오셔서 자리를 잡았다.
낚시꾼 특유의 무뚝뚝함과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분이었다.

그런데 그분의 옆자리에는 특이한 동반자가 있었다.
하얀 털을 가진, 솜뭉치 같이 작은 강아지였다.

강아지는 산만하게 뛰어다니거나 짖지도 않고, 그저 주인 옆에 얌전히 앉아 함께 찌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낚시를 많이 다녀본 베테랑 낚시꾼 같았다.

낚시하고-있는-주인-옆에-앉아있는-강아지

나는 내 찌를 보면서도 자꾸만 옆자리로 시선이 갔다.
낚싯대를 드리운 주인과 그 옆에 나란히 앉아 있는 강아지..

찌가 흔들릴 때마다 함께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습을 제외하면, 강아지의 동그란 눈도 찌 끝에 고정되어 있었고, 그 작은 몸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어떤 말도 주고받지 않았지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교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혹시라도 붕어가 미끼를 물어 찌가 움직이면, 이 강아지는 어떻게 반응할까?'
'주인의 손길을 따라 흥분해서 짖을까, 아니면 조용히 꼬리를 흔들며 기쁨을 표현할까?'
이런 호기심에 자꾸만 눈길이 갔다.

그분의 낚시 가방 위에는 강아지 간식 봉지가 놓여 있었고, 낚시터 한 켠에 있는 관리소에서 가져온 듯한 컵라면 옆에는 강아지용 물 그릇이 놓여 있었다.
그분은 한 번씩 낚싯대에서 눈을 떼고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간식을 조금씩 건네주었다.

그때마다 강아지는 꼬리를 살랑거리며 주인에게 기쁨을 표현했다.
그들에게 낚시는 단순히 물고기를 잡는 행위가 아니었다. 함께하는 시간 그 자체였다.
서로를 아끼고 의지하며,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깊은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물멍-하는-강아지

낚시터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었다.
공원이나 산책로에서 반려견과 함께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이토록 조용한 공간에서 한 목표를 가지고 함께 기다리는 모습은 특별했다.
낚시라는 인내의 시간을 반려견과 함께 나누는 모습은 정말이지 인상적이었다.

강아지가 낚시의 지루함을 이겨내고 얌전히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주인과의 신뢰 관계가 깊다는 증거일 것이다.
또한 강아지를 낚시터에 데려온다는 것만으로도 그분 역시 이 강아지에게 온전히 사랑을 주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나의 찌는 여전히 잠잠했지만, 마음은 전혀 초조하지 않았다.
오히려 옆자리의 그 낯선 평화로운 풍경 덕분에 내 마음까지 잔잔해지는 기분이었다.

나는 낚시터에 앉아 그들을 관찰하며 많은 생각을 했다.
'인생이란 어쩌면 낚시와 비슷하지 않을까?'
긴 기다림의 시간 끝에 찾아오는 짧은 성취감. 그리고 그 기다림의 과정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존재가 있다는 것의 의미..

해 질 녘, 낚시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옆자리의 그 어른과 강아지도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인사를 건넸다.
"강아지가 정말 얌전하네요. 낚시꾼 다 됐어요."
그분은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녀석 덕분에 낚시가 더 즐겁습니다. 혼자 하는 것보다 훨씬 낫지요."

주인을-따라-집으로-돌아가는-강아지

강아지를 바라보는 그분의 눈빛은 따뜻함으로 가득했다.
강아지는 주인의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꼬리를 흔들며, 나에게도 짧은 인사를 건네는 듯했다. 

나는 그들을 뒤로 하고 먼저 낚시터를 떠났다.
비록 몰황이었지만, 낚싯대 하나와 조용히 찌를 바라보는 그 시간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게 해준 하루였다.

어두워진 길을 운전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낚시터에서 만난 평화로운 풍경이 떠올랐다.
물가에 나란히 앉아 서로에게 온전히 집중하던 그들의 모습은 오래도록 내 기억 속에 남을 것 같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관계들 중에서 이토록 순수하고 아름다운 관계가 또 있을까?
때로는 거창한 말이나 행동이 아닌,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
그렇게 함께하는 소중한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된 것 같다..

結語


낚시터에서 반려견과 함께 낚시하는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도 낚시하는 주인 옆에서 얌전히 앉아 있던 그 작은 강아지의 모습이 선명합니다.
아마 밤낚시 할 때도 강아지는 주인 곁에서 가장 든든한 釣友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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