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어도 자원이다! (봄 붕어낚시의 특징)

봄 기운이 완연하여 얼마 전 가까운 유료터 양어장으로 출조했다.
아직까지는 수온이 낮아서인지 붕어의 활성도가 좋지 않아 많은 조과를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붕어들을 만나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그런데 봄 붕어낚시에는 몇 가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는 것 같다.

  • 봄에는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물결이 많이 친다.
  • 아직 수온이 낮아 밤낚시 조황이 좋지 않다.
  • 본격적으로 활성도가 좋아지려면 수온이 좀 더 올라야 한다.
  • 떡밥 미끼의 경우 물성을 많이 주어야 입질 받기가 수월하다.
  • 무엇보다도 치어(어린 물고기)들이 많이 낚인다.

이 중에서 오늘 중점적으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바로 '치어'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봄 붕어낚시 출조를 하게 되면, 의외로 치어를 많이 만나게 된다.
살치와 같은 다른 잡어들이 아니라 붕어나 잉어의 치어를 말하는 것이다.

아마도 지난 해 부화된 아주 작은 개체들이 겨울을 나면서 먹이 활동을 본격적으로 할 정도로 성장한 것으로 추측된다.
블루길 같은 외래 어종은 수온이 조금 더 올라야 기승을 부리는 것 같다.

어쨌든 붕어라도 치어가 너무 많이 덤비면 낚시가 좀 힘든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떡밥의 물성을 조금 단단하게 조절하여, 채비 투척 직후 치어들에 의해 미끼가 모두 소실되지 않도록 하여 큰 붕어들이 다가올 여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붕어의 치어가 많다는 것은 그리 나쁜 현상이 아니다.
아니, 나중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토종 생태계를 생각한다면 붕어나 잉어의 치어가 많이 보인다는 것은 오히려 좋은 일인 것이다.

어린-붕어-치어-이미지

그런데 일부 낚시꾼은 치어가 낚이면 필요 이상으로 짜증을 내거나 심지어 치어를 바닥에 패대기 치는 나쁜 행동을 서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물론 월척을 잡고 싶은 마음은 붕어 낚시꾼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것이지만,,
치어가 있어야 월척도 있는 것이고, 치어가 있다는 것은 토종붕어가 사는 생태 환경이 건강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어린 물고기인 치어를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유료터의 경우 양식장에서 어느 정도 성장한 개체들을 가져다가 방류하다 보니 낚시꾼들은 어느새 웬만한 크기가 아니면, 어느덧 아예 붕어로 여기지 않는 경향을 보이는 것 같다.

하지만 사실..
자연에서 월척 붕어란 것은 그리 흔한 물고기도, 언제든 쉽게 잡을 수 있는 물고기도 아니다.
게다가 나만 무조건 큰 붕어를 잡으라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붕어들이 산란에 성공하여 치어들이 생겨났다는 것은 오히려 반겨야 할 일인 것이다.
가뜩이나 유해 외래 어종들 때문에 토종 어족 자원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마당에 붕어의 치어는 소중한 토종 어족 자원인 셈이다.

붕어낚시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꾼이라면,,
이른 봄에 치어가 많다고 너무 미워하지 말고, 방생하는 여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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